2026-10-11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리고 입술에서 발끝까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겨우 몇십 센티미터에 불과한 그 짧은 거리를 내려가는 데 평생이 걸리기도 합니다.
예배당에 모여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함께 찬양을 드릴 때, 우리의 고백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주님 한 분 만으로 내 영혼 만족하네” “오직 주만 따라갑니다. 오직 주만 높임 받으소서” 찬양 중에 드리는 우리의 고백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향해 고백하는 우리의 중심은 분명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예배당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서는 순간 우리의 고백은 삶의 자리에서 힘없이 사그라들곤 합니다. 세상의 파도 앞에서 우리의 믿음의 고백과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곤 합니다. 다 맡겨드린다고 기도해 놓고는 여전히 불안해 합니다. 십자가의 사랑을 찬양하고 용서를 다짐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서운함과 미움의 칼을 감춰두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러한 연약함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는 주님 앞에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우리에게 정죄의 손가락을 겨누지 않으십니다. 십자가의 은혜는 완벽한 사람에게 주는 훈장이 아니라, 자기 죄인 됨을 깨닫고 애통하는 자에게 주시는 따뜻한 긍휼입니다. 믿음은 하루아침에 뚝딱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믿고 고백하는 것과 내 삶의 모습이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 자책하며 낙심하기보다 그 간격을 채워주실 주님을 더 의지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입술로 드렸던 아름다운 찬송이 삶의 찬송으로 불리고, 하나님께 드린 믿음의 고백들이 우리 삶의 진실한 고백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