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에 의지하여

김혜수 목사

2026-04-26


살다보면 누구나 ‘텅 빈 그물’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밤을 꼬박 새워 고기를 잡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던 제자들의 새벽같은 시간이 우리에게도 찾아옵니다. 그때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이 때로는 우리의 상황과 형편에 맞지 않아 보일 때도 있습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상식적인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이 [지마는...]이라는 세 글자에 여러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피로함, 낙심, 그리고 ‘바다는 내가 잘 안다’는 전문가로서의 고집이 녹아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해 봤지마는...” “노력해 봤지마는...” “상황이 여의치 않지마는...” 이라며 순종의 발걸음을 멈출 이유를 여러 가지 찾곤 합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지마는..“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근거는 상황이 좋아서가 아니라 오직 한가지, 말씀하시는 분이 누구신가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렸습니다. 신앙은 내 상식에 주님의 말씀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 앞에 나의 상식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내 지식과 경험으로는 길이 아니지만, 주님이 길이라 하시는 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리자 그는 빈 배가 아닌 물고기가 가득 찬 배를 보게 되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기적은 그가 예수님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물고기에 만족하는 인생이 아니라,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인생, 예수님을 따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오늘 내가 [말씀에 의지하여]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